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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화호 일주 88㎞

2014. 6. 3. 16:17

시화호 일주 88㎞

망망대해 같은 호수와 광활한 갈대습지 한 가운데로

[출처] 자전거생활 2014-1-27 [글ㆍ사진] 이윤기(월간 자전거생활 여행사업부 이사)


시화방조제를 축조하면서 생겨난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지만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수호가 되면서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시화호를 한 바퀴 도는 200리 길은 방조제, 국도와 지방도, 공단 등을 거치는 다채로운 여정이다. 그중에서도 광활한 갈대숲길은 만주벌판을 연상케 할 정도로 통쾌하고 장쾌하다


글ㆍ사진 이윤기(월간 자전거생활 여행사업부 이사)


코스 개요


[길이] 88㎞

[소요시간] 6시간

[코스]

오이도공원 - 시화방조제 - 대부도공원 - 대송방조제 - 형도 - 송산면 갈대습지 - 공룡알화석산지 - 삼존낚시터 - 삼존리입구교차로 - 마도교차로 - 송정리 - 원천리 - 남전2리 - 남전천 - 비봉인공습지 - 안산갈대습지공원 - 안산스피드웨이 - 안산푸르지오7차A - 별망고가사거리 - 정왕8교 - 오이도공원 

 

 

 

 

이번은 시화호 일주 코스다. 시화호방조제는 과거에 인라인과 자전거, 또는 자동차로 여러번 다녀 본 경험이 있지만, 시화호 둘레길을 라이딩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기대가 되는 코스였다. 먼저 시화호에 대해 알아보자.


시화호는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에 둘러싸인 인공호수로 1987년 4월에 시작한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동 방아머리를 잇는 시화방조제 공사가 1994년 1월에 완공되면서 생성된 인공호수다.


되살아나는 바다호수, 시화호


시화호는 본래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담수호로 계획되었다. 시화방조제 건설 후 바닷물을 빼내고 담수호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방조제 완공 후 주변 공장의 하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해 ‘죽음의 호수’라고 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정부는 시화호의 담수호 계획을 포기했고 2001년 시화호는 공식적으로 해수호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 이후 관심 있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시화호는 차차 죽음의 호수에서 벗어나 생명의 호수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다.


해수가 유통되면서 시화호는 놀라운 자연의 자생력을 보여주면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해수가 미치는 곳은 수질이 좋아지면서 갯벌과 바다생물들이 소생했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다양한 철새들이 시화호를 다시 찾게 되었다. 이렇듯 되살아난 시화호는 인간의 자연파괴 일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의 놀라운 자생력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현장이 되고 있다. 

 

 

 

 

오이도공원에서 시화방조제를 건너


코스의 출발지는 시흥시 오이도에 있는 ‘시화지구개발사업기념공원’으로, 일명 ‘오이도공원’이다. 이곳은 주차 공간이 넓고 무료이므로 출발지로서는 제격이다. 오이도는 시흥시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 아닌 섬으로 1922년 일제가 염전을 만들기 위한 제방을 쌓으면서 육지화되었다. 현재는 시화방조제를 출입하는 오이도공원으로 변했고 시화방조제 외곽을 따라 오이도 이주단지에 이르는 넓은 갯벌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갯벌체험 공간이 되었다.


오이도에서 대부도까지의 시화방조제는 실측으로 11.5㎞로 지루할 정도로 길고 밋밋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장 6년9개월이라는 오랜 기간을 들여 애써 만들어낸 대공사였다. 완공 후에도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 끝에 지금은 담수호가 아닌 해수호로 바뀌어 그나마 물도 맑아지고 갯벌이 살아나고 있다니 퍽이나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방조제 중간에는 세계최대 조력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시화방조제 남단의 배수갑문을 통과하면 바지락 칼국수로 유명한 대부도다. 예부터 바다에 있는 ‘큰 언덕’이라고 해서 대부(大阜)로 불리었고, 낮은 구릉과 다양한 해안, 갯벌이 어우러진 경기만 최대의 섬이다.


대부도에 들어서서 대부도공원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진입하면 대송방조제(대부도~송산면)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형도까지 9.7㎞를 달려야 한다. 그나마 대송방조제 길은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서 다행이다. 왼쪽으로는 바다처럼 펼쳐진 맑고 푸른 시화호의 장쾌한 풍광과 오른쪽으로는 갯벌 습지에서 자라는 갈대숲과 철새들의 향연을 쉼 없이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가슴이 뻥 뚫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에 허공에 대고 고함을 치고 싶은 심정이다.


대부도 들머리에 들어서면 여의도의 80배라는 드넓은 간척지와 시화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화호 한가운데로 거대한 송전탑이 줄줄이 이어져 있고, 뒤로는 대형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러 행렬이 그림처럼 맞아준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일행의 풍경 잡기에 몰입했다. “야! 그림 되네!” “하늘빛과 시화호가 이렇게 멋진 줄 몰랐어요. 너무 좋아요!” 모두가 감탄하며 한마디씩 거든다.


띄엄띄엄 낚시를 즐기고 있는 대송방조제를 한참 달리면 외지섬과 탄도호가 나타난다. 외지섬에는 작은 주차장과 몇 개의 매점이 있고 시화호기념비공원이 있어 휴식하기에 좋다.


외지섬 바위 언덕에 오르면 시화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인천 송도 신도시와 조력발전소가 보인다. 거대한 송전탑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화호를 건너는 폼이 꼭 거인들이 경주를 하는 듯하다.


외지섬 앞에는 ‘탄도호’라 불리는 ‘마산수로’가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마산수로는 안산시 대부도와 화성시 송산면의 경계를 이루며, 시화호와 연결된 탄도호는 남쪽 끝 탄도항과 전곡항을 거쳐 서해와 만난다. 탄도방조제를 흐르는 시화호 물길인 마산수로는 조선시대 조운선 등이 이용하던 대표적인 경기만의 뱃길이었다.


광활한 갈대숲 끝에는 공룡알 화석단지


외지섬에서 형도로 가는 방조제 길을 따라 가면 오른쪽으로는 바람에 일렁거리는 황금빛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겨울 철새들은 무리지어 먹이 사냥을 하고 때로는 한데 날아다니는 광경이 운치를 더한다.


방조제 길에서 멀리 흉물스런 형태의 형도가 바라보인다. 산은 반으로 절개되어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채석장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형도의 석산이 시화호방조제 축조를 위한 채석장으로 사용되면서 섬의 형체가 사라진 것이라고 한다.


형도의 비포장길에 들어서면 황금빛 갈대 벌판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다. 형도에서 공룡알화석산지까지 15㎞ 가량은 비포장 갈대습지 길이다. 만주 벌판을 누비고 다녔을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우리는 시화호 갈대습지를 벌판삼아 때로는 비포장길을, 때로는 갈대습지를 달리면서 장쾌한 쾌감을 음미한다.


형도를 돌아 나오면 형도방조제가 목섬까지 이어져 있다. 목섬을 지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입하면 갈대습지로 가는 길목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차량 진입이 통제된 갈대습지를 맘껏 달리면서 수섬과 농섬을 지나 공룡알화석산지까지 평온스럽게 달리는 구간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광활한 갈대숲길은 비포장은 있으나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어 주위에는 인적조차 없다. 오로지 쭉쭉 뻗은 길 양옆으로 염생식물인 붉게 물든 함초와 황금빛 갈대들로 넘쳐난다.


너른 벌판을 마치 말을 타고 있는 듯 착각한 일행은 쾌재를 부르며 쏜살같이 내달린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 너머 멀리 수섬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영화 속 배경이 될 만한 멋진 풍경은 계속 이어진다. 농섬을 지나 멀리 ‘제2서해안고속도로’라고 하는 평택-시흥간 고속도로가 바라보인다. 고속도로 밑으로 ‘화성공룡알화석산지’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진입하면 된다.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일대에 자리한 공룡알화석산지는 시화호 간척지의 육지화에 따른 생태계와 지질 변화에 관한 기초조사를 벌이던 중 발견되었다. 2000년 3월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었다. 방문자센터 1층에 들어서면 중앙에는 코리아케라톱스(Koreaceratops)라는 뿔공룡 모형을 비롯해 각종 전시물이 있고 2·3층에는 영상관과 전망대가 있다. 공룡알 화석을 보기 위해서는 방문자센터에서 1㎞ 가량 떨어진 ‘상한염ㆍ중한염ㆍ하안염’이라는 들판의 섬으로 가야 한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는 걸어가야 하는데, 탐방로 옆 노면을 따라 자전거로 갈 수 있다.


바닷물이 막히기 전에는 바다 속의 작은 무인도였던 이곳은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된다. 공룡알은 시화호의 해수가 빠져나가면서 육상에 노출된 지면이 풍화와 침식으로 노출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조사된 12개 지점에서 30여개의 알 둥지와 200여개에 달하는 공룡알이 발견되었고, 현재 뻘로 덮여있는 부분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지면 세계적 규모의 공룡알화석산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많은 탐방객들이 찾고 있으며, 공룡화석지의 중생대 생태계가 복원될 경우 현재의 시화호 생태계와 함께 어우러진 세계 유일의 자연사 및 생태관찰학습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갈대습지공원 거치면 거대한 공단이


화성시 송산면 공룡알화석산지에서 ‘안산갈대습지공원’으로 가는 길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국도와 지방도를 거쳐야 하는 난해한 길이다. 불행하게도 공룡알화석산지에서 안산갈대습지공원으로 가는 갈대숲 길은 더 이상 열려있지 않다.


공룡알화석산지에서 남쪽으로 나와 삼존저수지를 지나면 삼존리 입구다. 경유지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삼존리입구교차로 - 마도교차로 - 송정로 - 원천리 남양서로 - 남전리 남이로 - 남전천을 경유하는데, 남전천 하류에 바로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울창한 갈대숲과 습지, 생태보호시설과 관찰로, 전망대, 쉼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화호 상류천인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남전천의 물을 임시로 가두어 갈대와 수생식물을 통해 정화시킨 다음 시화호로 흘려보내는, 인공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안산갈대습지공원에 들어서면 외곽으로 우회해서 돌아들어가야 한다. 공원 내부의 탐방로는 자전거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걸어서 입장해야 한다. 약 30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습지공원은 생태공원 겸 자연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을 나와 ‘안산 스피드웨이’ 외곽의 시화호 자전거길로 진입해서 3㎞ 정도 가면 안산천을 만나게 되고, 안산 푸르지오 7차 아파트에서 해안교를 건너 별망고가사거리 아래에서 좌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면 오이도공원까지 곧장 이어진다. 다만 별망고가사거리에서 오이도공원까지 약 11.8㎞는 광활한 갈대숲에 버금가는 거대한 공업지대를 지나는 길로, 갈대숲의 자연미의 대척점에 서는 인공 문명을 실감하게 해준다. 

 

 

출처 : 容亨互悌
글쓴이 : 同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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